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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Event

이런 번개도 있었다.

지난 화요일

 

꼭 참여하고 싶은 시음회가 있는데,

이 날 밖에는 거래처 사장님을 뵐 수 있는 날이 없었다.

 

방법은 단 한 가지.

거래처 사장님을 와인친구로 만들면

내가 마시고 싶은 와인도 함께하고

또 중간중간 필요한 사업이야기도 나눌 수 있겠다 싶어서

거래처 사장님을 시음회로 초대했다.

 

갤러리아 명품관 지하 에노테카의 시음회는 항상 공부할 것을 제공한다.

이번엔 이태리 Antinori의 와인들..

 

거래처 이사장님과 시음회장에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이 인사를 한다.

이 친구하고 내 나이 차는 얼마나 될까?

거의 20년? 아니 넘나? ㅎㅎ

하지만 이 친구가 나를 부르는 호칭은 'Aimer님'~

"mint 누나도 온다고 했어요"라고 말하는 이친구의 닉네임은 'free'.

 

소위 '물이 나빠진다'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나이 차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초대해 줘서

처음에는 '필요해서겠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피할 수 없었는데

몇 번 모임을 통해서 만나고 나니

모두 마음이 맑은 친구들임을 알게 되어

처음의 내 생각을 미안함으로 지우게 되었다.

 

"까만양 입니다"

"헌태님도 오셨네요"

네이버 이웃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니

이사장님의 반응이 재미있다.

"지상무님, 출마하려고 해요?"

 

내가 '선배님' 혹은 '선생님'의 호칭을 사용하는 선배님들도 많이 오셨다.

그 분들이 생각하실 때, 내가 어린 와인친구들을 만날 때와

같은 기분을 느끼실지 생각해 보면 많이 부끄럽다.

 

나는 그 친구들 처럼 마음이 맑은지 자신이 없다.

 

내가 그렇지 않아서인지 마음이 맑은 사람들은 모두 좋다.

 

시음회가 시작되고...

 

 

 

 

 

 

설명이 필요없는 Antinori의 고급와인들...

 

시음순서가 거꾸로 되었다.

참석회원들의 열의로

Solaia와 Guado al Tasso가 모두 동이 날 위기(?)에 처해

나 또한 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상세히 설명해 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참석자들이 시음하랴, 지인들과 인사하랴, 집중하지 못해서 많이 서운하셨죠?

김새길 팀장님, 반가웠어요.

 

 

거래처 사장님과 업무 이야기를 위한 2차로 길 건너 '3초 삼겹살'을 선택했다.

 

삼겹살 일인분을 추가로 넣은 김치찌개와 라면은 와인시음회 뒤에 해장으로 안성마춤이지.

 

해결이 어려운 답답한 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총각김치를 '우드득 우드득' 씹는다.

 

 

마무리로 커피 한 잔...

까사 델 비노에 가서 커피만 주문해서 마시고 나온 손님은

아마 나 밖에 없을 것이다.

 

은사장님, 미안합니다.

너무 취할 것 같아서요.

(사실은 주머니 사정 때문에... ^^*)

 

거래처 사장님을 보내드리고

와인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쭈꾸미 구이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감각님, 늑대...도 오셨네.

오래간만에 맛보는 '마오타이'는 쭈꾸미와 괜찮은 궁합이네.

쭈꾸미 양념이 조금 덜 매우면 좋았을 텐데...

 

free님 마오타이 고마워요.

 

 

 

늑대...님의 노래 한 자락을 들으러 가는 게 원칙이지만 ^^*

다음 날 첫 차로 대전에 가야하는 관계로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쭈꾸미 구이 냄새가 아직도 내 조끼에서 난다. ㅎㅎ

오늘도 집사람의 잔소리를 자장가로 들으면서 잠이 든다.

취기에 큰 실수를 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