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sting Note

출장을 앞두고

우즈벸 출장을 앞두고 식구들과 함께 집에서 오붓하게 저녁을 했다.

 

이 놈이 오늘의 주제는 아니겠지...ㅎㅎ

 

 

LA갈비가 오늘의 주제인가?

 

 

집사람이 특별히 준비했다는 오늘의 주제 '율무잡곡밥'

 

율무를 먼저 끓여서.....

하기 힘든 만큼 맛은 구수하고 좋더군.

특히 율무의 오돌오돌한 질감이 재미있어서 자꾸 골라 먹게 된다.ㅎㅎ

 

답례로 집사람에게 와인을 골라 보라고 하니

 

이 놈을 골라 잡는다.

힝~ 마지막 병인데...

 

집사람은 10년이 다되가는 혹은 그 이상인 빈티지는 의미있는 행사 때나 마시자고 한다.

 

 

Les Pelerins Lafon-Rochet 2000

 

Chateau Lafon-Rochet의 2nd wine.

테이스팅 노트가 필요없는 어리지만 훌륭한 St-Estephe의 와인이다.

잔에 따를 때 이는 보랏빛 거품과 진한 자주 빛

그리고 뛰어난 윤기가 와인이 얼마나 건강한지 말해준다.

 

말린 자두, 토스트, 체리,...

1, 2차 아로마를 따질 필요 없이 인상적인 향이 바로 피어 오른다.

아마 지금이 시음의 적기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싶다.

 

medium 上의 질감이지만

잘 숙성되어 가고 있어서 입안에서 이는 아로마가 아주 풍부하다.

다른 요소 보다 탄닌이 조금 더 강조 된듯 하지만 싫지 않다.

부드러운 산미가 자칫 너무 퍼지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질감에 구조를 준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는데도 깨끗한 여운이 7~8초 정도 느껴진다.

LA갈비를 곁드린 저녁식사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와인이다.

 

아이들과 내 살과의 전쟁를 고려한 소량의 LA갈비는 순식간에 끝나고..

 

 

식탁에서 5미터도 안되는 거리지만 거실로 자리를 옮겨 폼잡고 또 한 병 열었다.

 

Cotes-du-Rhone -Village 2001, Pierre Augri

 

꼬뛰론 치고는 상당히 맑고 옅은 루비색이다.

윤기도 약간 부족한가?

 

바로 전에 마신 Les Pelerins Lafon-Rochet 때문인지

오르는 향이 평범하게 느껴진다.

입안에서 동그랗게 느껴지는 질감이 재미있다.

약간의 감미도 느껴지는데, 맛의 요소들이 조금은 따로 노는 듯한 분위기

입안의 기름이 걷혀 가는가? 시간이 흐를 수록 마실만 하다.

스카치 캔디 향~

 

며칠 전에 에노테카에서 할인판매해서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가져 왔으니

가격대비 해서는 꽤 괜찮은 편이라고 해야겠군.

 

이거 와인이 너무 술술 넘어 가는 거 아니야?

집사람이나 아이들이나 종류 별로 한 잔씩 밖에는 마시지 않았는데

벌써 와인이 동나고 말았다.

 

또 하나 열었다.

이 놈도 제 작년에 구매했던 6병 중 마지막이다.

집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은 놈으로...^^*

 

Chateau Pey Berland 1995, Moulis-en-Medoc

 

Merlot 100%의 멋진 와인이다.

1995가 Chateau Pey Berland의 첫 빈티지이다.

연간 5000병만 생산하는 아주 작은 winery로 재미있는 사실은

이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의 수령이 고작 10 ~20년 밖에는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0년이 되었지만 엣지에서 약하게 갈색 톤이 느껴지는 것 이외에는

전혀 손색이 없는 짙은 자주색이다. 윤기도 뛰어나서 멋진 맛이 예상된다.

 

아직도 진하게 느껴지는 과일 아로마, 체리, 자두, 블랙베리..

상당시간의 스월링 후에 메를로 특유의 낙엽, 부엽토, 토스트의 2차 아로마가 올라온다.

좋~네. (내가 아니다. 집사람의 감탄사다.^^*)

 

실키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질감.

부드러운 탄닌과 정갈한 산미는 구분이 가지 않는 일체감을 보인다.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는데 서서히 입안을 꽉 채워가는 든든한 탄닌이 느껴진다.

상쾌한 산미가 과일향 분위기의 여운을 길게 끌며 침샘을 자극한다.

 

메를로의 우아함과 풍부함을 잘 표현한 와인이다.

좀 더 두었다 마셔도 좋았을 것을...

후회막급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해서 기쁘다.

 

 

 

안주가 좀 쎈가?

지난 1월 말 손진호 교수님의 와인학술세미나에서 맛보고 구매한 Parmigiano.

산미가 풍부한 어린 Barbera d'Asti와 같이 먹는게 최고인데...

 

다들 Ch. Pey Berland의 우아함에 감탄하고...

 

CSI를 보려고 TV를 켜는데 처음 보는 리모콘이 손에 잡힌다.

저기 아래 손잡이를 제끼고 돌리면 발전기가 돌아가서 충전이 된단다.

리모콘의 머리 부분에 램프가 달려있어서 손전등으로도 사용되니까

배터리가 필요 없는 리모콘이자 손전등이다.

요즘 장난감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갖고 놀게 된다. ㅋㅋㅋ

 

 

 

Parmigiano에 실증난 작은 놈이 호두를 가져왔다.

결국 몽땅 해치우고는 각자 자러 들어가고...

 

 

출장을 가야하는 나는

홀로 밤을 패며 준비를 한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