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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 양은냄비

일요일 낮 '맛대맛' 프로그램으로 한껏 식욕을 북돗워 놓고

저녁에 우리 네 식구가 이곳으로 집결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서 아이들은 가끔씩 들리나 보다.

 

메뉴가 저렇게 많은데 맛이 있으려나?

아이들은 값이 대학생들에게는 조금 비싼 편이나 맛은 무난하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온 벽이 다 낙서다.

그 중에 으뜸이 이놈이다.

ㅎㅎㅎ 얼마나 살아 봤는지 ㅋㅋㅋ

 

큰 아들이 권하는 아페리티프 '죽통주'

달달하니 대나무 냄새도 나고 괜찮네.

 

맛배기로 나오는 콩나물국, 깊은 맛은 아니지만 깔끔하다.

얼마든지 준다.

 

죽통주에 어울릴만한 안주로 '왕해물계란말이'

 

정말 크다.

'식기전에 먹어야 제맛이라' 먹기 바뻤다.

해물은 잘게 채쳐서 섞었기 때문에 해물맛이 나면서도 계란말이 특유의 부드러움이 유지된다.

 

 

"아빠, 술 떨어졌는데요."

집사람의 강력한 추천으로 '복분자주'를 마시기로 했다.

우리집엔 요강이 없으니까 마셔도 되겠지...

 

 

감미가 넘치는 복분자 주에 어울릴 안주로 '오돌뼈'와 '홍합탕'을 주문했다.

예상대로 잘 어울린다.

역시 매운 음식에는 단술이 제격이다.

 

"잘 드시네요."

이 집 주인이 우리 먹는 걸 보고 혀를 내두른다.

 

"아빠 또 술 떨어졌는데요."

매운 음식엔 달달한 막걸리도 좋지.

내가 고른게 아니다.

집사람이 연타석으로 주문했다.

 

막걸리는 역시 주전자에 마셔야 제맛이다.

 

캬~ 시원허다.

 

"내친김에 매운 꼼장어 하나요."

집사람이 술기운이 좀 도나보다.

꼼장어를 꼭 먹겠다고 주문한다.

꼼장어인지, 야채볶음인지....

부산 부전동 꼼장어 골목에 비하면 발끝도 못 쫓아가지만,

그래도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맛 볼 수 있으니 눈 감아 주자.

 

계속 먹어치우는 솜씨를 본 주인장이 서비스로 김치수제비를 서비스로 내어 주었다.

시원하다.

 

"아빠 술 아까 떨어졌는데요."

아이들은 '참이슬'을 원했지만 집사람의 주장으로 '처음처럼'으로 선회했다.

 

소주 칠링팩에 넣어준다.

 

김치수제비에 대한 답례로 우리는 '짱매운닭발'을 주문했다.

물론 소주도 한 병 더 필요했고.

 

일요일 저녁인데도 손님이 꽤 많다.

'오뎅탕'을 하나 더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손님이 많아 음식이 늦어 질 것 같고

대충 배도 소식이 온 것 같아 일어 서기로 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근처 빠리크로아쌍에 들려 디져트도 하고....

 

집에 돌아와 모두 하는 소리가

"어째 좀 섭섭~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