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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

압구정 알파르코의 변신

홍경택 회장님의 초대로 압구정 알파르코에 갔더니 한참 마무리 공사에 정신이 없더군요.

 

그런데 저 안에 못보던 가마가 보여요.

 

피자 화덕인데 장작이 훨훨 타고 있어서 시음할 와인보다는 이쪽에 더 관심이 갔지요.

 

4월 10일 부터 새 메뉴인 피자를 선보이기 위해 이 날 시험 가동하신 거더군요.

 

시음할 와인들을 꼼꼼히 적으시는 열성파 회원님들이 계시고

끊임 없이 좋은 와인을 찾아 다니시는 수입회사 사장님들이 계시기에 

이 불경기에도 우리나라 와인산업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와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는 기회를 갖겠습니다.

 

이 요리의 이름을 이날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버섯을 다져 얹은 버섯  요리' ㅎㅎㅎ

이렇게 같은 재료를 넣어 만드는 요리가 가장 어려운 요리라고 얘기 들었는데

전채요리로 진한 버섯향이 무리수 일 수도 있겠지만

화이트 와인만 잘 선택하면 오히려 훨씬 좋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겠더군요.

오돌오돌 씹는 맛도 그만이구요....

 

이태리에서 피자를 배우고 돌아오신 두 피자 아가씨님(?)들

 

전문인답게 저 뜨거운 화덕 안으로 손을 막 집어 넣더군요.

 

'타지 않게 잘 구어져야 하는데...'

 

잘 꺼내야지...

 

 

마르게리따 피자

 

입에서 녹습니다.

Topping이 많지 않은 thin pizza의 공통적인 장점이지만

알파르코의 마르게리따 피자는 입안에서의 부드러운 질감과

목넘김 면에서 타의 주종을 불문합니다.

부드럽다는 말은 퍼지는 평평한 질감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구조를 이루는 긴장감이 공존해야 느껴지니까요.

얇게 덮혀 있는 치즈토핑이 딱 알맞는 텐죤을 만들고 있어요.

 

전 몇 판이라도 먹겠네요. ㅎㅎ

 

 

GiallaGina 피자

 

정말 'Bravo'! 에요.

도우가 너무 부드러워서 살살 녹는데다가,

적당히 올라가 있는 치즈와 과일들이 밸런스를 맞추고 있어서

맛의 집중도도 높고 과일(파인애플?)에서 오는 감미와 산미가 길게 여운을 만듭니다.

(와인노트 쓰는 거랑 비슷내지네요.ㅋㅋㅋ)

 

저의 집사람에게 이야기 했다가 구사리 먹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타입인데 사오지 않았다고...

근데 뭐 시험가동이라 한 장씩 밖에는 만들지 않았느데...ㅠ.ㅜ

 

하여간 월요일날 같이 가서 양껏 먹어 보기로 했지요.

 

이 피자를 만들어 낸 Gina양의 이름을 딴 피자랍니다.

 

 

Calzone Pizza

양말 처럼 생겼다고 이렇게 이름을 부른데요. ㅎㅎㅎ

 

가까이서 보니 더욱 푸근하고 먹음직스럽죠?

저 피자 안에는 야채속이 가득들어 있는데 약간 매콤하면서도

소스에서 오는 촉촉함으로 푸근한 질감을 보여 줍니다.

맛도 좋지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Pizza Alparco

 

브리자올라(이태리 소고기 햄)와 루꼴라를 얹은 피자.

프로쉬토와 브리자올라의 맛의 차이가 돼지고기와 소고기 맛의 차이 보다 훨씬 더 한 것 같아요.

약간 발효된 향이 나는데 부드러운 질감에다 구수하니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사각사각 씹히는 루꼴라의 신선함과 약간의 쓴맛이 브리자올라의 진한 맛을 진정시킵니다.

성인층 피자 애호가들에게 강춥니다요.

 

이 맛있는 피자들의 가격이 궁금해서 조용히 여쭤 보았더니,

13,000원에서 16,000원 정도 가격이면 된다고 하시네요. ㅎㅎㅎ

 

머리 속에서 혼자 오면 어떻게 먹어야 하나 걱정도 하고,

아들 놈들 데려다가 실비에 '좋은 아버지' 흉내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혼자 미소짓자니

옆에 분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시는 것 같네요. ㅎㅎㅎ

 

맛있다는 피자를 먹기위해 동숭동까지 나가기도 그렇고, 또

인스탄트 음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더욱 피해오던 피자를

이제는 오며가며 즐기게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입을 정리하는 깔끔한 샐러드.

특별한 튀김옷을 입힌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튀긴 모짜렐라의 씹는 맛이 참 좋아요.

피자 끝에 샐러드라서 그런지 더욱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2100여년전에 이미 옛 성인께서 '세상만사가 변하지 않는 게 없다'고 하셨어요.

다시 말해서 '변화하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거죠.

 

압구정 알파르코의 변신에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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