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위해 요리한지가 꽤 되었네요.
여기선 돼지갈비를 구할 수도 없고,
돼지고기를 먹는 직원도 1명 밖에 없어서
전에 부터 생각해 오던
양갈비 감자탕을 내일 점심에 직원들에게 대접하려고
안젤라 아줌마 한테 양갈비와 감자를 좀 사오라고 했죠.
재료준비 끝~
저 뒤에 커피병에 들은 게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온 고려인들이 담군 된장이고
앞에 스팸통에 들은 게 한국에서 가져온 태양초 고추가루입니다.
오늘은 사무실 주방의 전기를 고쳐서 사진이 괜찮네요.
우선 양갈비에서 기름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잡내를 없애고 피를 제거하기 위해 초벌 끓이기를 약 40분 합니다.
초벌 끓이기를 하는 동안, 감자탕에 넣을 야채를 준비합니다.
크게 썰은 마늘대는 양걀비를 본격적으로 끓일 때 넣을 거구요.
(아직 햇마늘이 나오지 않았어요.)
요건 파와 함께 나중에 넣을 작게 썰은 마늘대..
감미를 내기 위해 양파도 다듬고...
배추가 없으니 양배추도 다듬고...
양배추에서도 감미가 배어 나올테니 설탕은 쓰지 않아도 되겠죠?
감자, 당근 들도 먹기 좋은 크기도 다듬었는데..
정신을 어디다 두었는지 사진은 하나도 없네요.
초벌 끓이기가 끝나면
양갈비를 건져 내고
핏덩어리가 붙어 있지 않게
흐르는 수돗물에 잠깐 씻어 두고...
초벌 끓이기를 한 솥을 잘 씻어
좋은 물 넣고, 양갈비 넣고, 마늘대 넣고
본격적으로 끓이기 시작합니다.
여기 고기들이 뻣뻣해서 일단 한 시간은 끓여야죠.
양갈비가 한 시간 정도 끓으면
국물을 한 국자 떠서 된장 3큰 술 풀어 넣고...
태양초 고추가루 4 큰술을 풀고 또 한 30분 끓인뒤...
준비된 감자를 먼저 넣고 10분...
다음에 남은 야채들을 몽땅 집어 넣고 20분...
그리고 마지막에 잘게 다듬은 파와 마늘대를 넣고 5분만 끓이면 완성입니다.
끓인 양갈비 감자탕을 저녁으로 먹으며 시식합니다.
비주얼은 좋은데...
맛이 좀 약해요.
간이 싱거운 거야 나중에 맞추면 되지만..
좀 어리벙벙합니다.
먹으며 내내 생각했습니다.
'역시 김치를 좀 넣어야 맛에 각이 서고 맛도 풍부해 질거야'
다음날 점심식사 시간을 앞두고...
김치를 한 100g 정도 넣고 다시 끓였죠.
안젤라 아줌마가 준비한 점심식사 세팅입니다.
국물 따로, 건데기 따로 인 것 보이시죠?
매운 국물을 잘 못먹는 직원들을 위해 이렇게 준비했답니다.
그런대로 먹음직 스럽네요.
우선 국물...
어제밤 보다 훨씬 좋고 간도 맞는데, 그래도 좀...
돼지감자탕에서 느낄 수 있는 진한..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정말 딱 2% 부족입니다.
감자도 맛은 있는데... 쬐끔 밍밍...
고기도 잘 익어서 술술 넘어가기는 하는데...
밍밍한 피니쉬...^^
양배추는 뭐 괜찮습니다.
당근 자체가 진한 맛이니 괜찮고...
양갈비를 뜯어 봅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리 오래 끓였는데도
고기 맛이 국물로 제대로 배어나지 않은 건 가요?
또 한 대 뜯어 봅니다.
이것도 아주 맛있어요.
아까 고기 덩어리만 먹을 때는 밍밍한 피니쉬였는데...
갈비 쪽은 괜찮네요.
국물에 밥을 말아...
매콤하고 간은 맞는 것 같은데...
밍밍한 피니쉬...??
이번엔 국물과 야채, 김치를 함께...
훨씬 좋습니다.
김치만 먹어 보았습니다.
감자탕에서 익은 김치가 꼭 멀건 김치국의 김치맛이에요.
기름이 약간 남아 있는 고기를.....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ㅎㅎㅎ
알겠습니다.
왜 2% 부족한지...
양갈비에서 기름을 너무 많이 제거한 거에요.
안젤라 아줌마도 동의합니다.
"양고기에서 기름을 제거하면 무슨 맛이나고요!"
이동네 양이 호주, 뉴질랜드 산 양보다 워낙 기름이 적고
지방을 궁둥이에 달린 기름주머니에 저장을 해서 건기에 살아 남는
사막양이기 때문에
살이나 갈비에 기름처럼 보이는 것들도
차돌백이 같은 부위 혹은 반 지방 반 고기인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많이 제거하면 담백하다 못해 밍밍해 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름이 하나도 없는 고기덩어리는 밍밍한 피니쉬고..
그나마 약간이라도 기름이 남아 있던 갈비는 맛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쨋든 마지막 감자까지 모두 해치우고...
직원들의 "스파 씨~바 (감사합니다)" 소리를 들으며,
다음엔 양갈비에서 기름을 제거하지 않고 끓이리라 다짐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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