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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

생일

새벽같이 대전에 내려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도착했더니

오랜 투병 생활 끝에 금주령도 풀렸고,

금년엔 내 병 때문에 음력생일을 하기로 했으니

한 잔 하자면서 집사람이 상을 차렸다.

 

집사람도 일을 하는 터라 간소하게 차렸다. 

 

메로구이와 연어구이

 

크크 신세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하겠네.

20% 할인 판매해서 살 수 밖에 없었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레몬올리브 오일 샐러드

 

집사람이 안주를 준비했으니 내가 샴페인 한 병 따야지~

 

작년 이맘 때 세일하길래 사두었는데 오픈할 기회가 없어 이제까지 와인냉장고에 두었다.

 

세일하는 샴페인은 출고된지 오래 되었길래 세일하는 걸 거고,

거기다 내가 1년 정도 보관해 두고 있었으니...

콜크가 저모냥이지.

병을 뉘어 놨었는데 콜크테이트 되지나 않았는지...

거품도 별로 일거고...

 

오늘 아침에 다시 관찰한 콜크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래서 샴페인은 빨리 빨리 열어 마셔야 해.

 

거품이 한 두 줄기 올라가기는 하는데 힘차지는 않다.

하지만 색깔은 크크크~ 너무 좋다.

윤기도 넘치고...

조심스럽게 향을 맡아 보았는데 전혀 콜크테이트 된 분위기는 아니다.

사과, 레몬, 멜론에다가 크림까지...ㅎㅎ

좋구나~

밸런스도 좋고~

와인은 역시 여운이 중요해.

 

"햐~" 집사람의 감탄사다.

샴페인의 버블에 의한 자극이 너무 심해서 샴페인 마시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사실은 가격 때문이면서^^) 버블이 조금 빠진 것을 마시니 좋단다.

 

온도가 상당히 올라갈 때까지 구조를 계속 유지해서

아이스 버켙이 없는 서러움을 해소 시켜준다. ^^* 

 

 

집사람이 예쁘게 준비해준 생선구이들과

 

간장이나 고추장 없이 고추냉이와 약간의 레몬즙으로만 간을 한 회도

델벡그랑크뤼와 너무 잘 어울린다.

 

 

나는 스파클링 와인이 왜 식전주가 되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식전에 마시면 혀가 마비 되어 음식 맛을 잘 모를 것 같은데...

물론 산미가 식욕을 자극하기는 하겠지만...

  

아이들이 자정이 다 되어 들어와서는 축하주라며 헝가리 과일주를 내어 놓는다.

 

독주의 향을 풍부하게 즐기려면 역시 코냑잔이 맞겠지.

비만과 전쟁을 치루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케잌은 생략하고

아이들이 생일노래를 불러 주는데에 내 입이 귀에 걸렸단다.

늙으면 아이가 된다더니....

 

"어이구 내 생일이라고 특집 방송을 하네" 라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놈이 "아니요, 저희 200일 기념일이라고 하는 건데요..." ㅎㅎㅎ

 

오랫만의 독주에 놀란 위가 푸아그라로 좀 진정이 되었다.

 

두런두런 덕담으로 마음이 흐뭇해진 생일의 밤을 마무리 했다.

 

모두들 사랑한다!